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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단 역시 한국”… 새벽 2시부터 ‘2만 명’ 인파, 한국행 티켓에 몰려든 이유

오은진 기자 0 2
한국행 위해 새벽부터 시험장 집결
“한국만큼 벌 수 있는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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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새벽 두 시에 집을 나서서, 오토바이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렸어요.”

베트남 북부 박장성에 사는 쩐 티 항 씨는 한국어 능력시험을 보기 위해 하노이까지 이동했다.

시험을 통과하면 한국 농촌에 취업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수천 명의 인파와 함께 그날 새벽 시험장으로 향했다.

시험은 한국 고용허가제(EPS) 선발 과정의 첫 단계로, 임금 수준이 자국보다 몇 배 높은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잡기 위해 올해만 2만 명이 넘는 베트남인이 이 시험에 몰렸다.

한국행 위해 줄 선 2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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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노이의 한 학교에서 열린 시험장에만 7천900여 명이 응시했다.

하노이뿐만 아니라 다낭에서는 중부 출신 1만1천700명, 호찌민에서는 남부 출신 3천200명이 같은 시험에 응시했다.

베트남 내무부 해외노동센터에 따르면, 올해 2만 2,800명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단 8천 명뿐이다.

항 씨처럼 현재 베트남에서 한 달에 66만 원가량을 버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한국 취업이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다.

그는 “한국에 가면 지금보다 수입이 네 배는 된다”며 “시험에 합격하는 것만으로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일본 제친 한국의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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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한국이 베트남인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명확한데,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의 월 평균 수입은 223만 원에서 278만 원 수준으로 일본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응우옌 득 땀(31) 씨는 2023년 한국인과 결혼한 누나의 소개로 충남 농촌 지역에서 계절근로자로 일했다.

베트남에서는 편의점에서 일하며 월 41만 원을 벌던 그는, 한국에서는 하루 9만 원씩 받아 생활비를 제외하고도 매달 110만 원 이상을 저축했다.

그는 “계약기간이 6개월뿐이었지만, 수입이 비교가 안 됐다”며 “귀국 후 다시 한국에서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한 한국 취업자 수는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2022년 433명이던 것이 지난해엔 2천157명으로 늘었다.

이 제도는 중개 수수료가 없고, 필요한 비용은 여권·비자·건강검진·항공료뿐이라 접근성이 높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여전한 차별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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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한국에서의 노동 환경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민주노총 산하 이주노동자노동조합과 연대 단체들은 서울 보신각 앞에서 노동절 집회를 열고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촉구했다.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이주노동자 없이 산업현장이 유지되지 않지만, 돌아오는 건 차별과 무권리”라며, 강제노동 중단과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요구했다.

2024년 이민자 체류실태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평균 월급은 200만~300만 원이며, 단순노무직과 제조업 중심의 고강도 노동이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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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주노동자의 만족도는 평균 4.3점(5점 만점)이지만, 차별 경험 비율도 17.4%에 달했다.

한국은 여전히 높은 임금과 낮은 비용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며, 특히 베트남 청년층에게는 단기 체류라도 삶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하며 공정한 노동 환경을 위한 제도 개선과 권리 보장이 뒤따라야, 한국은 진정한 기회의 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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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코노카를 운영하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오은진 기자입니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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