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겨냥한 벤츠의 야심작
첨단 기술과 긴 주행거리로 주목
866km달리는 전기 세단

“벤츠가 맞나?”
과감하게 늘어난 휠베이스와 곳곳에 박힌 삼각별 로고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함과 동시에 의문을 던졌다.
2025년 4월 23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CLA L’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모델로, 기술적 진보와 디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을 위한, 중국에서 태어난 벤츠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은 “우리는 이제 중국을 자랑스러운 고향이라 부른다”며 이번 CLA L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모델은 중국 R&D 센터에서 개발된 첫 번째 전용 차량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과 요구를 적극 반영했다.
CLA L은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40mm 길어진 롱휠베이스 버전으로, 2열 공간을 대폭 확장해 탑승자의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전장 4,763mm, 전폭 1,856mm, 전고 1,469mm의 당당한 차체 크기로 중국 대형 세단 시장을 정조준했다.
866km 주행거리, ‘영리한’ 자동차의 등장

신형 CLA L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뛰어난 전기차 성능이다. 85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66km를 달릴 수 있으며, 10분 급속 충전만으로도 370km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800V 고전압 아키텍처와 93%의 에너지 효율 덕분이다.
실내에는 14인치 디스플레이의 플로팅 MBUX 슈퍼스크린과 AI 기반 가상 비서를 통해 디지털 럭셔리 경험을 제공해 기술과 감성이 어우러진 이 차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리버 퇴네 중국 총괄은 “신형 CLA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중국을 이해하는 스마트카”라며 “지능형 보조 시스템과 OTA 업데이트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진화하는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삼각별 논란…디자인에 대한 엇갈린 평가

하지만 화려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전면 그릴에 142개의 LED 삼각별 로고 조명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날카로운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차량이 공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각 마크 하나로 품격을 보여주던 벤츠가 이제는 로고 남발로 정체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2000년대 현기차 느낌에 중국 특유의 과한 감성이 더해졌다”며 혹평했고, 또 다른 이는 “고급스러움보다는 과시욕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시장 특성상 화려함과 존재감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어, 벤츠는 이를 통해 중국 내 점유율 확대와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벤츠는 CLA L을 기점으로 중국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기술 혁신과 맞춤형 디자인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리버 퇴네 총괄은 “고객이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담은 자동차”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벤츠의 이러한 시도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통할지, 그리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