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계속 내려가는데…
연 8% 적금이 등장한 이유

“은행에 돈을 넣어도 이자가 너무 적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고금리 혜택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금융 상품에 세대 간 정서적 유대감까지 담았다.
예금금리 내리고 대출금리도 하락… 은행 수익은 껑충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 예금금리는 평균 2.84%로 전달보다 0.13%포인트 떨어졌다.
대출금리 역시 0.1%포인트 내린 4.36%를 기록했지만, 예금금리 하락 폭이 더 커 예대금리차는 1.52%포인트로 7개월 연속 확대됐다.
가계대출 금리도 전세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내렸지만, 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명지대 우석진 교수는 “경기가 어렵지만, 은행은 예대 마진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의 금융 환경이 소비자보다는 금융기관에 유리한 ‘불균형 구조’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분기, 주요 4대 금융지주가 이자수익으로 거둬들인 금액만 10조 원에 달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4조9천억 원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대출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크게 낮추기 어려운 반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예금금리는 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 8% 적금 등장… “부모가 자녀에게 금리 선물”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이례적으로 ‘최고 연 8.0%’의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 내리사랑 적금’이라는 이름의 이 상품은, 만 50세 이상 부모 세대가 자녀나 손주 등에게 고금리 혜택을 ‘선물’하는 방식이다.
우리WON뱅킹 앱에서 발급받은 ‘가입코드’를 자녀 세대(만 29세 이하)에게 전달하면, 자녀는 이 코드를 통해 월 30만 원 한도의 적금에 1년간 가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2%지만, 자동이체 등록·비대면 가입·기존 적금상품 미보유 조건을 충족할 경우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8%까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해당 상품에 선착순 10만 좌 한정 조건을 붙였고, 오는 9월 30일까지 가입 가능하며, 이와 함께 부모 세대를 대상으로 안마의자, 피부관리기 등 경품 이벤트도 병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한 금리 혜택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금융을 매개로 정서적 유대를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된 상품”이라며, 가정의 달에 맞춘 ‘정서적 금융 서비스’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방은행도 고금리 경쟁… ‘출산·육아 적금’ 잇달아 출시

지방은행들도 가정의 달을 맞아 고금리 적금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결혼, 출산, 육아를 응원하는 ‘너만솔로 적금’, ‘아기천사 적금’, ‘아이사랑 적금’ 등 총 3종을 출시했다.
이 상품들은 기본 연 1.9% 금리에 최대 5.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7.0%까지 가능하다. 조건으로는 예금 잔액, 주택대출 보유, 금융정보 동의 여부 등이 있다.
특히 출산이나 결혼, 자녀 양육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추가로 2.0%포인트를 받을 수 있어, 실질 금리 혜택이 상당하다.

전북은행도 ‘가족사랑 플랜 특판 적금’을 통해 6개월부터 36개월까지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는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최고 연 3.4%의 금리를 제공하며, 자동이체 등록이나 마케팅 동의 등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소득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라며, 더 많은 고객들이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중은행들이 가정의 달을 맞아 고금리 적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예금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풀이된다.